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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의 솔깃한 커뮤니케이션] 사과하는 것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고려시대의 한시(漢詩)로 대표작인 <송인(送人)>을 지은 고려의 천재시인 정지상은 1135년 묘청의 난에 연루된 혐의로 난을 평정했던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에게 참살되었는데, 사실은 김부식과 시를 논하다 한 말이 씨가 되어 악연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상인일어 통여도할(傷人一語 通如刀割). “사람을 다치게 하는 말 한마디는 아프기가 칼로 살을 베어내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듯 말 한마디가 원한을 사기도 하고, 말 한마디로 어려운 관계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도 한다.

 

직장생활과 사회생활 그리고 가정 또는 친구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다. 때로는 상대에게 실수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수 일이 지난 후 알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커뮤니케이션에서 새로 익히는 언어처럼 익히고 배워 자기 것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상대를 아프게 하거나 다치게 하면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은 4살배기 아이도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제대로 쿨(Cool)하게 인정하고 사과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왜 그럴까. ‘사과(Apology)’하기 전에 자기방어적인 변명(Excuse)’을 하기 때문이다. 사과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행위라면, 변명은 자신의 어떤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구실을 대며 그 까닭을 말하는 태도다. ‘그러니까, 그게 말이야’, ‘사실 잘 해보려고 그런 거야’, ‘잊어버리려고 한 것은 아니야’, ‘제가 설명할게요. 내 말은~’ 이 같은 말들이 대표적인 변명의 예다.

 

사실 사과와 변명 사이는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이는 용서를 빌려는 의지의 정도와 표현을 실천하는 적극성이다. 다음의 몇 가지 사과하는 지혜를 활용해보자.

 

첫째, “정말 미안해라는 사과의 말 속에는 정말 미안한 표정과 감정, 말투, 그리고 ‘+알파가 더 필요하다. When(언제), Where(어디서), What(무엇을)‘3W’가 그것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에 대해 미안한 것인지 명확하고 확실한 언급이 필요하다. 물론 상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열 마디 말보다 강하게 포옹하고 속삭이는 사과의 행동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는데 그것보다 커뮤니케이션의 묘미다. 스쳐 지나가는 여러 상황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상 의도되든 의도되지 않았든 오해와 새로운 해석을 낳을 수 있기에 사과할 때는 When-Where-What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어제 점심시간에(When) 회사에서(Where) 나쁜 태도로 이야기해서(What) 미안했어처럼 명확한 사과는 오해와 불신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실수를 알았다면 그 즉시 진심어린 사과를 하라. 앞서 언급했듯 시간이 흐를수록 말은 픽션에 느낌이 섞이고, 주관적인 생각으로 뒤죽박죽되어 그 의미가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되도록 11 상황에서 직접 사과하되 그게 어렵다면 핸드폰과 메신저 등 다양한 개인적 대화 창구를 활용하는 것도 권한다. 하지만 그 특성상 더 신중하게 표현하고 잘 전달되었는지를 다시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

 

한국인의 경우 실수했을 때 단지 송구스럽거나 정말 미안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침묵은 오해를 사기 쉽다. 상대의 기분을 공감하고 이를 다시 말해주는 리플렉션(Reflection)화법을 써서 상대의 속상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셋째, 때론 아무렇지 않은 표현이 화를 부른다. 서비스 화법 중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기 위해 맞장구 쳐주는 식으로 긍정한 뒤 하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라고 이야기하는 ‘YES, BUT’ 화법이 있다. 대부분 YES, BUT은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 유용하지만 사과할 때에는 변명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기도 한다. “늦어서 미안해. 하지만 너무 차가 밀렸어라기보다는 좀 더 서둘렀어야 하는 데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가 더 인간적이다.

 

아울러 “~하다면 사과할게식의 가정법도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 쉽다. “아까 내 말투가 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이렇게 이야기하면 언뜻 사과로 들리지만 그 속엔 에이 별일 아니잖아? 속 좁은 네가 기분 나빴다면 마음 넓은 내가 사과하지, ~’ 하는 심리가 깔려있다. 때론 군더더기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하고 쿨한 모습으로 그 즉시 사과하라. 왜 그랬는지는 그 나중 문제다.

 

마지막으로 제스처나 바디랭귀지, 말의 억양이나 속도, 음색, 온도나 조명, 옷차림 같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도 점검할 것을 권한다.

 

사과나 진지한 대화를 하는 데도 과하게 웃거나 입 꼬리가 올라가지 않는지 되돌아보자. 한 두 번은 웃음으로 넘기는 게 통하겠지만 자주 웃다가 진지하지 않다’, ‘비웃는다’, ‘매사에 이런 식이다’, ‘넌 지금 이게 웃기니라는 비난을 받기도 쉽다. 실제 고객과 업무상 대화에서 이런 부분이 불만(Complain) 요소로 언급되는 것도 적지 않다. 노련하게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능력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은 의지의 문제다.

 

출처 : 이상미 언어문화교육개발원 원장 / 2015.02.05. / 이코노믹 리뷰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32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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