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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많은 학자들이 심리치료의 치료적 요인을 연구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임상가가 오랜 시간 동안 쌓은 전문기술과 임상경험이 변화를 가져오는 치료적 요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 경험과 지식에 반하는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때로는 초보치료사들이 상담을 하며 도출한 결과가 더 긍정적일 때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이론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인 듯하다.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인간중심의 상담이론을 주장하며, 치료에 필요한 세 가지 관계적 요소로 진솔성 또는 일치성,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공감적 이해 세 가지를 꼽았다. 각 요소는 비단 심리치료만이 아니라 일상의 관계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해관계가 없는 타인으로부터 온전히 공감과 이해를 받는 그 경험자체가 마음을 치료하는 힘이 아닐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회가 복잡해지고, 각자의 삶이 바빠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관계경험들이 부재되어 가는 것 같다. 관계를 맺는 모습을 보면 지나치게 거리를 두거나 거리를 밀착시키는 식의 양분화 된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타인과 거리를 두는 사람들은 사회에 속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게임, 도박, 음주 등의 문제를 경험하기도 한다. 반면 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사랑이 자기와 타자 사이에 필요한 건강한 거리를 지키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과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상대에게 폭력을 행하는 일까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의 성적, 대학입학, 직업 등에 집착해 자신의 삶의 일부를 희생한다고 하는데 깊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 있는 근본적인 목적은 부모 자신에 대한 나르시스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한 것일 때가 많다. 그런 경우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도구라고 여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길들여진 아이는 부모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살아간다. 부모의 시각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평가하면서 조건적인 관계에 이끌려 살아가는 것이다.

건강한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이 조건적 관계를 끊고, 자기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길들여진 세월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심리치료를 받는 많은 대학생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문제는 '독립'과 연관되어 있다. 가족으로부터 건강한 거리를 두기 위해 떠나려는 힘과 함께하기 위해 떠나보내지 않으려는 힘이 강하게 충돌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상담실에서 "얘가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말도 잘 듣는 착한 아이였는데"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부모들의 우려와 달리, 그 변화는 감사해야 할 긍정적 변화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아이가 독립적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두 힘이 충돌할 때, 자녀가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독립이 이루어질 수 있다.

어느덧 새 학기가 시작하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금은 아이들이 갈등을 가장 많이 겪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갈 수 있길 바란다.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면서 말이다. 도전하며 많은 좌절도 겪겠지만, 그렇게 스스로 살아가야만 삶의 소소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살아있는 인생의 첫 번째 관문이다. 모두 무사히 통과하길 바란다.


출처: http://www.inews365.com/news/article.html?no=440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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